안녕하세요, 림라이트 스튜디오입니다.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완연한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습니다.
추석은 잘 보내셨는지요? 올해 연휴는 너무 짧게만 느껴져서 슬펐습니다만…
사실 연휴라는건 아무리 길어도 비슷한 길이로 짧게 느껴지니 조삼모사일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개천절과 한글날이라는 연휴 쌍두마차가 있어 그나마 숨쉴 구멍을 만들어 주는 듯 합니다.
저희 림라이트 스튜디오는 이번 달도 쉼없이,
《전력재판: 육도윤회》의 뼈대를 새로 깎아내는 치열한 담금질을 이어왔습니다.
이번 9월 개발일지에서는 저희가 지난 한 달간 바닥부터 다시 갈아엎어 완성한
- <전투 UI 전반 리뉴얼>, <2D 액션 타격감 전면 리워크>, 그리고 <신규 몬스터 비주얼>과 <SD 발전소 캐릭터>의 실물 현황을 가감 없이 공개합니다.
1. 신규 UI 리뉴얼
현재 진행중인 UI 리뉴얼 작업 중,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성장 UI를 보여드리려 합니다.
방치형 게임의 가장 큰 미덕은 ‘간결함과 편안한 성장’ 에 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수치를 올리는 과정이 자칫 정적인 숫자 확인에만 머물게 되는 것은 언제나 아쉬운 지점이었습니다.
저희는 언제나 자문했습니다. “방치형의 쾌적함을 지키면서도, 버튼을 누르는 순간만큼은 온몸으로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없을까?”
게임의 본질은 목표를 향한 선택, 약간의 운, 그리고 ‘누르는 순간 즉각 반응하는 조작적 쾌감’에 있습니다. 버튼 하나를 누르더라도 슬롯머신 잭팟이 터지듯 도파민이 돌아야 진짜 게임이니까요.
《전력재판: 육도윤회》의 디스토피아적이고 거친 발전소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실물 아날로그 콘솔 스타일의 UI를 유니티 인게임에 완벽하게 구현했습니다.
- 흑백 VHS 뷰포트 & 전장 포커스: 강화 창을 여는 순간, 카메라는 좌측 HUD 레이더 화면 안으로 플레이어를 시원하게 줌아웃(1.6배)하여 담아냅니다. 거친 VHS 테이프 노이즈와 먹먹한 회색조 필터 속에서도 전투 실황과 적들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관측됩니다. 마치 오래된 녹화테이프에 멸망의 세계에 홀로 남은 자의 마지막 모습이 찍혀있는 것처럼요.

- 오실로스코프 파형 & 둥근 CRT 스코프: 단순한 이미지가 아닌, 단일 SDF 셰이더로 연산되는 오실로스코프가 탑재되었습니다. 유리 광택과 격자 위로 점선 파형이 실시간으로 흐르며 아날로그 계측기 특유의 생동감을 냅니다. 이는 장식이 아니라 실제 플레이어 캐릭터의 체력과 반응에 연동된 생명선입니다.
- 살아 숨 쉬는 하드웨어 디테일: 제각기 다른 속도로 회전하는 HUD 레이더 다이얼, 조작에 반응해 대롱대롱 흔들리는 8가닥의 처진 전선, 은은하게 명멸하는 진공관 램프, 그리고 하단 터미널에 타자기 효과로 실시간 스트리밍되는 전투 로그까지. 단순한 UI를 넘어 ‘진짜 기계를 조작하는 손맛’을 선사합니다. 이는 저희, <림라이트 스튜디오> 의 게임이 앞으로도 꾸준히 가지고 갈 UI / UX 철학 이기도 합니다. 기능 없는, 그저 장식적일 뿐인 그래픽은 저희 디자인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철저히 배제합니다.
2. 전투 타격감 전면 리뉴얼
후원자님과, 조언해주시는 지인 분의 피드백, 그리고 내부 피드백에서도 꾸준히 지적되던 문제가 이 <멀미나는 과한 연출 타격감> 부분이었습니다.
저희가 정말 신경을 많이 쓰려고 노력하는 부분중에 하나가, 이 타격감입니다. 1번에서 말씀드렸던 부분과 겹치는 부분이기도 할텐데요.
조작이 거의 필요 없는 방치형 게임이라 할지라도, 손끝이 닿는 모든 순간마다 직관적인 피드백과 묵직한 타격감이 폭발해야 한다— 이것이 저희가 타협할 수 없는 게임의 본질이자 손맛의 기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욕심이 앞섰던 탓인지, 총기 액션 특유의 강렬한 반동과 파괴력을 담아내려던 기존 연출은, 묵직한 손맛이 전해지기보다는 화면만 어지러워 게임을 오래 쳐다보기 어려워 보인다고 몇몇 분들께서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이를 어떻게 개선을 좀 해볼까… 하다가.
… 개선은 무슨. 그냥 뜯어고치자. 바닥부터. 로 접근했습니다. 일단 기존 연출 과감히 삭제.
저희는 타격감을 해치는 (것으로 보이는) 요소들을 열심히 색출하여 전면 수술을 단행했습니다.
- 총을 쏠 때마다 흔들리던 화면: 사격 동작 하나하나에 화면 흔들림이 묶여 있었습니다. 연사 무기라 1초에도 몇 번씩 화면이 출렁인 것이 멀미의 주범이었습니다.
- 걸음마다 출렁이던 카메라: 달리는 동안 발걸음마다 따라 흔들리던 카메라 연출을 완전히 걷어냈습니다.
- 적 탄환이 부딪힐 때마다 일어나던 흔들림: 아무도 의도하지 않은 자동 흔들림이 숨어 있었습니다. 이것도 제거했습니다.
대신 화면 흔들림은 평소엔 아주 약하게, 치명타와 보스 결정타 순간에만 응축된 한 방이 들어가도록 다시 짰습니다. 사격의 손맛은 화면이 아니라 총구 반동과 튀어 오르는 탄피로 남게 했습니다.
이제 새벽이가 멸망의 세계에서 총을 난사할 때, 여러분의 손끝으로 전해지는 묵직하고 서늘한 쾌감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화면 너머, 진짜 손끝까지 닿는 손맛을 위한 작업도 하나 더 숨겨두었습니다. 이건 다음 달 일지에서 제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3. 붕괴된 데이터의 공포 - 글리치 몬스터
발전소의 붕괴된 시스템 속에서 태어난 새로운 적, ‘손상된 데이터 더미’ 몬스터의 비주얼 입니다.
<오리진> 세계 단독 몬스터로, 단순한 텍스처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화면 공간의 노이즈와 왜곡을 실시간으로 찢어발기며 나타나는 홀로그램 글리치 효과를 통해 유저에게 기괴하면서도 매혹적인 시각적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다만 이번 육도의 더미 몬스터들은 간만의 애니 작업에 저희가 좀 몰입해서 작업을 한 모양인지…
정작 전부 작업해놓고 내부에서 <너무 무섭다> 라는 피드백이 좀 있었습니다… (🥲)
현재 공개되는 버전은 룩앤필 톤을 어느정도 조정한 버전을 보여드리는 것이지만,
초기 버전은 내부 판단으로 공개 안하는게 낫겠다 싶어… 한달간 열심히 작업했으나 눈물을 머금고 해당 내용은 봉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현재 대중적인 몰입감과 공포의 균형을 맞춘 글리치 셰이더로 조율을 거치고 있으니, 어쨌든 이번에는 양산의 기준이 되는 몬스터의 조건에는 부합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개발팀 내부에서 논의한 디자인 개선 방향성을 적용한, 개선된 디자인의 몬스터들이 육도에 등장할 예정입니다.
4. (대망의) 발전소 캐릭터 SD 애니메이션 추가…!
발전소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입니다…!
인간따위 배려하지 않는 발전소 3인방부터, 타지역 출신 동료들(?)까지.
혼을 갈아 넣어 완성한 신규 SD 캐릭터들의 원화 시트와 애니메이션이 마침내 인게임 뼈대에 완벽히 안착했습니다…! (감개무량합니다🥲)
화면 가득 쪼르르 일렬로 서서 발맞춰 걷고, 깡총 뛰며, 찰나의 순간마다 다양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캐릭터들의 모습이 역설적으로 살벌한 발전소 세계관과 대조되어 귀엽…습니다.
앞으로 발전소 내부에서 펼쳐질, 캐릭터들의 아기자기한(?)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5. 10월 일지 미리보기
9월 한 달 동안 묵은 과제였던 아키텍처와 타격감 리워크, 낡은 UI 교체와 사랑스러운 SD 모션의 안착 등 많은 내용들을 내실 있게 담고자 치열하게 고민하고 만들어 왔습니다.
이어지는 10월에는 이러한 기반 작업들을 토대로 본격적인 인게임 콘텐츠와 신규 몬스터, 그리고 새로운 던전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낼 예정입니다.
그리고 지난달 살짝 운을 띄워두었던 육도의 중심— <오리진> 에 대한 이야기 역시 수면 아래에서 조용히 살을 찌워가고 있습니다. 가장 완성도 높은 순간에 불쑥 문을 열어젖히고 싶어 아껴두는 중입니다. 어쩌면 다음 일지 즈음엔 그 짙은 안개 속 실마리를 살짝 엿보실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래 진짜 중요한 진실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법이니까요.)
저희가 약속드린 2027년 상반기는 결코 긴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여기며, 여러분의 기다림이 최고의 자부심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뜨겁게 태우겠습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언제나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주시는 후원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림라이트 스튜디오 드림 -